스마트워치를 샀다. 처음 일주일 동안 무엇을 켜고 무엇을 껐는지 날마다 적었다. 설명서처럼 한 번에 다 하려다 지치는 것보다, 하루에 몇 가지씩 고치는 편이 훨씬 수월했다. 그 기록을 그대로 옮긴다.

첫날 저녁 — 연결은 서두르지 않는다
상자를 열기 전에 한 가지부터 봤다. 내 폰과 맞는가. 스마트워치는 대부분 폰과 짝을 이뤄 움직인다. 애플워치는 아이폰과만 연결해 쓸 수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 워치는 안드로이드 폰에서 제 기능을 다 쓰도록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일부 기능은 같은 제조사 폰에서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전용 앱의 지원 기종 안내를 먼저 확인했다.
폰에 전용 앱을 깔고 화면 안내를 따랐다. 연결 직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이어졌다. 꽤 오래 걸렸다. 출근 전 10분에 끝내려 했다면 업데이트 도중 연결이 끊겨 처음부터 다시 했을 거다. 워치와 폰을 둘 다 넉넉히 충전해 두고, 워치는 충전기에 올린 채로 기다렸다. 저녁 시간을 통째로 비워 둔 게 잘한 일이었다.
첫날 밤 — 알림을 처음 거르고, 잠금을 건다
연결이 끝나자마자 손목이 떨리기 시작했다. 기본값은 폰의 모든 알림을 워치로 그대로 보내는 것이었다. 쇼핑 할인, 단체방 수다, 뉴스 속보까지 다 왔다.
전용 앱의 알림 메뉴로 들어갔다. 기준은 하나. 바로 확인해야 하는 것만 손목으로. 전화, 문자, 가족·업무 메신저, 일정, 택배 도착만 남겼다. 쇼핑, 게임, 뉴스 속보, SNS 반응은 껐다. 폰에서 봐도 충분하다.

자기 전에 두 가지를 더 했다. 하나는 방해 금지와 수면 시간 예약이다. 잠자는 동안과 회의 시간에는 울리지 않게 하고, 정말 급한 연락만 예외로 뒀다. 폰과 워치의 방해 금지가 서로 연동되는지도 확인했다. 연동이 꺼져 있으면 폰은 조용한데 손목만 계속 울린다.
다른 하나는 잠금이다. 워치에는 메시지와 일정, 결제 기능까지 담길 수 있다. 손목 감지 잠금을 켰다. 손목에서 풀면 잠기고, 다시 찰 때 비밀번호를 한 번 넣으면 차고 있는 동안은 풀려 있다. 결제 기능은 잠금이 있어야 쓸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폰의 기기 찾기 서비스에 워치가 보이는지도 확인했다. 워치에서 폰을 울리는 기능도 한 번 눌러 봤다. 폰을 자주 두고 다니는 사람에게 쓸모가 크다.
둘째 날 — 진동이 여전히 많다
출근길에 손목이 또 바빴다. 범인은 단체방이었다. 같은 메신저라도 앱 안에서 종류를 나눌 수 있다. 단체방은 끄고 개인 대화만 받게 바꿨다. 진동이 확 줄었다.
점심때 워치 앱 목록을 열어 보니 깔지도 않은 앱이 여럿 있었다. 폰에 앱을 깔 때마다 워치에도 짝 앱이 자동으로 깔리는 기능이 켜져 있었다. 쓰지 않는 워치 앱이 쌓이면 알림과 배터리가 같이 샌다. 자동 설치를 끄고 필요한 앱만 남겼다.
저녁이 되자 배터리가 빠듯했다. 내일 손보기로 했다.
사흘째 — 화면을 정리하고, 충전 시간을 정한다
배터리를 가장 많이 쓰는 건 화면과 위치 기능이다. 화면을 늘 켜 두는 상시 표시가 켜져 있었다. 시계처럼 보여 좋지만 소모가 크다. 껐다. 손목을 들면 켜지는 기능만 남겼다. 화면 밝기는 자동으로, 화면이 켜져 있는 시간은 짧게 바꿨다.
워치 페이스도 바꿨다.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이나 자주 새로 고치는 위젯이 많은 화면은 전력을 더 쓴다. 평일엔 단순한 화면, 주말엔 화려한 화면으로 나눠 쓰기로 했다. 늘 켜 둔 위치 기능과 쓰지 않는 기능의 백그라운드 측정도 필요할 때만 켜도록 돌렸다.

충전 시간도 정했다.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충전해야 하는 제품이 많다. 정해 두지 않으면 정작 필요할 때 꺼져 있다. 아침에 씻고 준비하는 동안을 충전 시간으로 묶었다. 거치대는 세면대 근처, 매일 지나가는 자리에 뒀다. 워치 전용 충전기는 모양이 제각각이라 여행 짐 목록에도 따로 적었다.
나흘째 — 운동 기능은 하나만
측정 기능을 한꺼번에 켜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 켜면 알림도 배터리도 같이 는다. 걷기 하나만 켰다. 나머지는 한 주에 하나씩 더하기로 했다.
저녁 산책 때 위치(GPS) 기록을 써 봤다. 배터리를 크게 쓴다. 폰을 함께 들고 나가면 폰의 위치 정보를 빌려 쓰는 워치도 있다. 설정에 그런 선택지가 있는지 찾아 켰다.
그런데 낮에 ‘운동을 시작했나요?’ 알림이 몇 번씩 떴다. 자동 운동 감지가 일상 움직임을 운동으로 잘못 안 것이다. 감지 대상을 줄였다. 워치의 건강 측정값은 생활 참고용으로만 본다. 몸 상태가 걱정되면 측정값보다 전문가 상담이 먼저다.
닷새째 — 알림을 한 번 더 줄인다
닷새 동안 손목으로 온 알림을 떠올려 봤다. 한 번도 손목에서 확인하지 않은 앱이 있었다. 뉴스 속보를 하나 남겨 뒀는데, 늘 폰을 꺼내 다시 읽고 있었다. 그날 바로 껐다.
알림을 줄이면 중요한 연락을 놓칠까 걱정했다. 반대였다. 알림이 너무 많을 땐 중요한 진동도 무심코 넘겼다. 전화, 문자, 개인 대화만 남으니 손목이 떨리면 바로 보게 됐다.
일주일 뒤 — 밴드와 앞으로의 일
밴드를 다시 맞췄다. 너무 헐겁게 차면 손목을 들어도 화면이 잘 안 켜진다. 너무 꽉 차면 불편하다. 손목뼈보다 살짝 위쪽에, 손가락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맞췄다. 땀 나는 운동 때는 실리콘·스포츠 밴드가 편하다. 출근할 땐 가죽이나 금속 밴드로 바꿔 끼우는 사람도 많다.

밴드 안쪽에 땀과 먼지가 쌓여 있었다. 물로 헹구고 잘 말렸다. 방수 등급이 있어도 뜨거운 물, 사우나, 비누는 피하라고 안내하는 제조사가 많다. 내 설명서도 다시 확인했다.
며칠은 수면 기록을 보려고 차고 잤다. 꽉 조이지 않게 차고,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우면 하룻밤 쉬게 한다. 밤사이 충전을 못 하니 아침 충전 습관이 더 중요해졌다.
마지막으로 메모 두 줄을 폰에 남겼다. 하나, 폰을 바꾸면 대개 워치를 초기화하고 새 폰과 다시 연결해야 한다. 그 전에 전용 앱의 백업 기능을 확인하고,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일부 설정과 기록을 되살릴 수 있다. 둘, 워치를 넘기거나 팔 땐 전용 앱에서 연결 해제와 초기화로 개인·결제 정보를 지운다. 물려받는 쪽이라면 이전 사용자가 그걸 마쳤는지 먼저 본다. 이전 계정이 남아 있으면 새 폰과 연결되지 않거나 기기 찾기 잠금이 걸려 있을 수 있다.
일주일 동안 끈 것들
돌아보니 켠 것보다 끈 게 많았다.
- 쇼핑 할인 · 게임 · SNS 반응 알림 (첫날 밤)
- 메신저 단체방 알림, 개인 대화만 남김 (둘째 날)
- 워치 앱 자동 설치 (둘째 날)
- 화면 상시 표시, 늘 켜 둔 위치 기능 (사흘째)
- 자동 운동 감지 일부 (나흘째)
- 마지막까지 남겨 뒀던 뉴스 속보 알림 (닷새째)
켜 둔 것은 전화·문자·개인 대화·일정·택배 알림, 방해 금지와 수면 예약, 손목 감지 잠금과 기기 찾기, 걷기 기록. 손목은 조용해졌고, 워치는 서랍이 아니라 손목에 있다.
메뉴 이름과 기능, 방수 기준은 제품마다 다르니 내 워치의 설명서와 제조사 안내를 먼저 따른다. 건강 측정값은 참고용이며 의료 판단을 대신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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